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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을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도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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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도현 작성일18-02-13 08:58 조회2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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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을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도 학대"

[인터뷰] 장애인 활동가 김기철씨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장애는 인생을 180도 바꾸어 놓기도 한다. 충남 홍성에서 장애인 활동가로 살고 있는 김기철(42·여)씨도 그랬다. 김씨도 6년 전 갑작스러운 사고로 척수장애인이 되었다.    

 

행정학을 전공한 김씨는 장애인이 되기 전까지 평범한 주부였다고 했다. 등기소에서도 일했고, 생태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아 그와 관련된 일도 했다. 하지만 김씨의 이력은 2011년 사고가 난 이후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다님길(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을 지냈고, 최근에는 홍성군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 장애인분과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9일 홍성군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그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래는 그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것이다. 

- 사고로 인해 어느 날 갑자기 장애인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비장애인 시절에도 허리가 좋지 않았다. 교정을 위해 운동을 했다. '거꾸리'라는 운동기구가 있다. 운동하다가 거꾸리에서 떨어져 척수장애가 생겼다. 2011년 이후부터 휠체어 생활을 했다." 

- 지난 8일 자 보도에는 보건복지부가 장애인 화장실의 출입문을 넓힌다는 기사가 나왔다. 또 얼마 전에는 고속버스에도 휠체어 탑승 장치가 설치된다는 소식도 있었다.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정책들이 하나둘 추진되고 있는데, 장애인의 입장에서는 어떤 생각이 드나. 
"장애인이 되고 나서 늘 목말라하고, 소망했던 일들이 조금씩 수면으로 떠오르는 것 같다. 사실은 진작부터 필요한 것들이었다. 홍성군만 해도 장애인이 7000명이다. 이 중에 중증 장애인은 1000명 정도이고 휠체어 장애인도 500명 정도로 추정된다. 장애인들이 밖으로 나와 활동하지 못한 것은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애인이 편하면 모든 사람이 다 편하다는 얘기가 있다. 장애인 화장실의 출입문이 10cm 넓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장애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몸이 불편한 노인을 물론이고 사고를 당해 일시적으로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하는 경우에도 장애인 시설을 이용하면 그만큼 불편을 덜 수가 있다."  

- 장애인 문제에 있어 학대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일부 시설에서나 심지어 가족으로부터의 학대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사실 정서적인 학대가 더 문제다. 단순히 밥을 안 주고 때리는 것만이 장애인을 학대하는 것이 아니다. 밖으로 나가고 싶은데 못 나가게 하는 것도 일종의 학대이다. 장애인들은 심지어 가족으로부터 "창피하니까 밖에 나가지 말라"는 식의 정서적 학대를 당하기도 한다. 장애인들은 그런 정서적인 학대를 더 견디기 어려워하기도 한다."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할 수 있는 일은 의외로 많은 것 같다. 특히 문화 예술 공연에서는 더욱 그런 것 같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져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하고 계신 것이 있나.   
"장애인 6년 차가 되다 보니, 장애인들도 권리를 주장할 때는 그 책임도 함께 따른다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 장애인들은 공무원이나 복지사들이 만든 복지에 익숙한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장애인들이 사회와 점점 더 분리되는 느낌도 든다.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테면 공무원 채용에 장애인 비중을 늘리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는 문화 예술 활동도 더 늘었으면 좋겠다. 청소년들의 멘토·멘티도 장애인은 장애인끼리 비장애인은 비장애인끼리 맺는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혼합된 멘토·멘티를 구성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은 함께 어울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경향이 있다." 

- 충남 인권선언에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금지도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일부 개
신교에서는 이런 사실은 누락하고 성적지향과 성소수자라는 문구만을 문제 삼아 충남 인권 조례 폐지를 추진했다. 장애인의 입장에서 이런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들었나.   
"인권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이다. 인권선언에 장애인에 대한 차별금지도 명시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것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하나 언급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어쨌든 이번 기회를 통해 장애인의 인권도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 다른 지방 도시도 마찬가지겠지만, 홍성도 장애인이 살기에는 열악한 것 같다. 장애인의 입장에서 홍성은 어떤 도시인가. 
"당연히 불편한 점이 많다. 얼마 전 인도에서 전동휠체어가 홈에 걸려 넘어지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장애인에게는 길 위의 작은 턱이나 홈 하나도 큰 장벽이 될 수가 있다. 나는 운전을 한다. 하지만 식당 하나를 가더라도 주차장에서 식당까지 들어가는 일도 상당히 어렵다. 턱을 조금만 완만하게 해도 장애인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 홍성군의 장애인 정책을 어떻게 보나.
"타 시군도 그렇겠지만, 장애인 정책에 대한 심의를 비장애인들이 하고 있다. 장애인 정책을 비장애인이 심의하는 것이다. 장애인에게 어떤 서비스와 지원이 필요한지는 장애인들이 가장 잘 안다. 장애인에게 무엇을 지원하고 서비스할지, 그 내용을 정확히 알아야 예산 낭비도 막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 홍성군의회 더불어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출마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정치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 
"권익 활동에 관심이 많았다. 장애인 관련 단체에서 일하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장애인 정책이나 공무원들의 마인드를 접한 경우도 있다. 장애인의 입장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사람이 장애인을 대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씨는 "지금도 장애가 적응이 안 된다. 결혼해서 아이도 키우고 자유롭게 취미생활도 하고,나름 대로 자유롭게 스펙도 쌓고 있었다"며 "사고 이후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는 쉽지는 않았지만, 장애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김 씨는 "어차피 장애인으로 살아가야 한다면 장애인으로서도 해야 할 일이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며 "오히려 남들이 나를 측은하게 여기는 것이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내 경우에는 비장애인으로 35년을 살았고, 지금은 7년째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생각을 모두 이해 할 수 있는 중간적인 위치란 생각이 든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 수 있는 세상을 고민하고 있고, 또 고민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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